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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9일 새로운 기운이 마구 솟는 하루다. 긴 연휴를 지나 남편이 출근을 하니 - 남편에게는 미안하지만 - 나만의 시간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천천히 씻고 집 정리를 간단히 한 후 투표장으로 향했다. 인증샷도 찍었다. 탄핵된 대통령의 뒤를 이을 새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그간의 염증을 씻어내고픈 마음이 다들 같은지 투표장을 나서는 동네 사람들 표정들이 밝다.최근 몇개월 동안의 뉴스에 우리는 스트레스 받았고 상처를 입었다.미디어와 소셜네트웤이 발달한 덕분인지 그 어느 선거 때보다 후보자 한명 한명에게 골고루 애정이 간다. 아, 한 명은 절대 제외다.내일이면 우리의 미래가 결정된다. 기분이 좋다. 기대가 된다. 더보기
출근길 "와, 이제 봄이네. 안 춥네." 엊그제 이렇게 말하던 남편이 어제부터 골골대더니만 아침께 최악의 컨디션을 맞이했다.늦은 밤까지 뒤척이는 사이에 그저께 침투했던 감기 바이러스가 이때다 싶어 남편의 몸을 장악했나보다.웬만해선 아픈 티 안내려고 하는 고집쟁이가 끙끙 소리를 연신 낸다. 씻고 나와선 젖은 머리를 나보고 말려달라고까지 한다.사뭇 상태가 심각해보여 병원엘 들렀다가 출근하는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남편은 출근 도장부터 찍고 병원에 가겠다고 했다. 결국 지하철역까지만 데려다 달라는 남편의 요구 대신 출근길을 오롯이 함께 하기로 했다. 직장 다니던 시절에도 해보지 않은 출근시간 운전을 오늘 처음 시도했다. 예상대로 꽉 막힌 구간을 몇 지나야했고 남편은 어느새 코를 골기 시작했다. 횡단보도 앞에 대기신호를 .. 더보기
[2016제주] 언제나 처음 같은 제주도 2016년 5월.부부가 되고서야 처음으로 함께 떠난 제주도였다. 괜시리 사는게 더 팍팍해지고 예전 같지 않게 정서가 매말라감을 느껴서였는지, 공항에 내리자마자 물개박수가 저절로..ㅎ생전 처음 오는 제주도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그 설렘에 일부분을 차지한건 따로 있었는데 바로 렌트카 운전. 처음으로 드라이버로서 제주도를 누빌 생각에 사실은 집에서부터 들떠있었다는. ㅎㅎ 역시나 제주도는 아름다운 곳이었고 언제나 처음 같은 곳이었다. 투박하고 진부하지만 이번 여행의 테마를 '자연 속으로' 라고 지은 건 참으로 잘한 짓이었다.남편과 나는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가까운 것보다는 멀리 있는 것에 시선을 더 많이 두려고 노력했다.누구 한명이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보고 있을 때, "테마에 충실해야지!" 한마디면 충분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