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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해외] 아메리카

[하와이 2015] 허니문 - 할레아칼라 국립공원



그러니까. 그날이 벌써 한달 반이 지났다.

공항에서 머리는 감고 출발할수 있을 줄 알았는데 왠걸. 시간이 부족해 못 씻고 바로 탔더니 호놀룰루에서는 완전 공항 거지가 따로 없을 지경.. 한번 더 주내선을 갈아타고  13시간의 여정 끝에 도착한 마우이섬. 시야에 걸리는 거 하나 없는, 시원한 풍경을 마주하고서야 비로소 휴식의 시간이 온 것 같았다. "힘드러찡?" 서로 토닥토닥 ㅎ.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둘째날 일정이 하필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가 크고 몸이 피곤할 것으로 예상되는 '할레아칼라 일출투어' 이었던 것. 마우이섬 체류시간과 투어 스케줄의 조합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호텔 체크인 후 세시간의 쪽잠을 자고 곧장 산꼭대기로 향했다. 꼬불꼬불한 경사길에 어깨가 굳는 듯했지만 내 생애 처음으로 그렇게 쏟아질듯 별이 박힌 밤하늘도 보고. 감동 받았다.



새벽 네시 반쯤 비지터 센터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한시간 쯤 기다리니, 노란빛이 돌기 시작하면서 저멀리 보이던 실루엣이 이제 구름으로 보인다. 그로부터 십오분 쯤 후, 드디어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 뜨끈뜨끈 열기가 느껴지고 얼었던 손가락이 녹는다. 이 때 사람들 옷차림이 참 재미있는데 ㅎㅎ 세가지 유형이 있다.


1. 기온이 낮음을 미리 숙지하고 패딩점퍼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해온 사람들

2. 혹시나하고 챙겨나온 호텔 비치타월을 칭칭 감았지만 맨다리가 노출되는 사람들

3. 사전정보 없이 바닷가 차림으로 올라와 남들의 측은한 시선을 받고야마는 사람들


우린 1번이긴한데 좀 어설픈 1번ㅋㅋㅋ.. 거긴,, 정말정말 추웠다. 









해돋이를 본 후, 해발 3055미터의 산정상지대로 올라갔는데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발을 딛는 기분이었다. 사람들은 구름보다 높은 곳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었다. 

할레아칼라 선라이즈투어는 비단 해돋이 뿐 아니라 비일상적인 공간을 경험해볼 수 있게해준 탁월한 체험이었다. 물론 스펙타클한 풍경은 말할 것도 없고. 사진 실력이 더 좋았다면 획기적인(!) 작품들도 많이 시도해봤을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게 멋진 풍경들을 감상한 후 시내로 내려와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간식, 아침식사, 픽업-드롭오프 포함. 괜찮은 프로그램이었다.